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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장기 간, 1급 발암물질 곰팡이 주의간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세포가 적어 암이 발생해도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황달이나 극심한 피로감, 복부 팽만감 등 이상 징후를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대다수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평소 간에 무리를 주는 음식을 멀리하는 식습관이다. 우리가 무심코 섭취하는 일상적인 식품 중에는 간세포의 DNA를 직접적으로 파괴하거나 지방간을 유발해 암의 씨앗이 되는 것들이 적지 않다.가장 주의해야 할 복병은 보관이 잘못된 견과류다. 오래되어 산패하거나 곰팡이가 핀 견과류에서는 '아플라톡신'이라는 강력한 독소가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이 성분은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세포의 유전 정보를 손상시켜 암 발생률을 급격히 높인다. 특히 B형 간염 보균자가 아플라톡신에 노출될 경우 간암 위험은 일반인보다 최대 60배까지 치솟는다. 아플라톡신은 일반적인 가열 조리법으로는 파괴되지 않으므로, 견과류에서 조금이라도 쓴맛이 나거나 곰팡이가 보인다면 아까워하지 말고 즉시 버려야 한다.베이컨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 역시 간 건강의 적이다. 가공육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첨가되는 질산염은 체내에서 유해 화합물로 변하며, 훈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 성분은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가공육 섭취량이 많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약 20%가량 높게 나타났다. 미국암연구소 등 주요 기관들은 암 예방을 위해 가공육 섭취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를 생선이나 가금류, 통곡물 등 가공되지 않은 단백질원으로 대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현대인의 필수 기호품이 된 탄산음료와 가당 음료도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음료에 포함된 다량의 과당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되는데, 이 과정에서 잉여 에너지가 지방으로 쌓여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복부 지방이 늘어나면 간 내 만성 염증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실제 조사 결과 하루 한 잔 이상의 가당 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한 달에 세 번 이하로 마시는 사람보다 간암 발생률이 무려 85%나 높았다. 갈증 해소를 위해서는 음료수 대신 물을 선택하는 것이 간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간암 예방을 위한 식단 조절은 한꺼번에 모든 것을 끊기보다 점진적인 변화를 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매일 먹던 가공육을 일주일에 한두 번으로 줄이고,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나 차를 마시는 식의 단계적 접근이 권장된다. 또한 견과류는 소량씩 구매하여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함으로써 아플라톡신 발생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이러한 사소한 습관의 변화가 침묵하는 장기인 간을 보호하고 치명적인 암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된다.결국 간 건강의 핵심은 간이 스스로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독소 유입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간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고 암으로 진행될 경우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만큼, 예방이 최선의 치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 내가 마신 음료 한 잔과 반찬으로 올린 가공육 한 점이 미래의 간 건강을 결정짓는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를 가까이하는 건강한 식탁을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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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연금술사 던 응, 소멸 너머의 세계 응시시간의 흐름을 얼음이라는 매개체로 붙잡아온 싱가포르 출신 예술가 던 응이 서울 한남동에서 새로운 예술적 여정을 선보인다. 가나아트 한남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개인전 'The Earth Laughs in Flowers'는 작가가 지난 10년 동안 천착해온 얼음 프로젝트의 연장선이자 새로운 진화의 결과물이다. 5년 전 전시가 얼음이 녹아 사라지는 찰나의 덧없음을 응시했다면, 이번에는 얼음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뒤 바닥에 남겨진 안료와 모래, 그리고 그 물질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생명력에 초점을 맞춘다.작가의 작업 방식은 인내와 우연이 겹쳐진 독특한 과정을 거친다. 던 응은 안료와 모래를 층층이 쌓아 거대한 얼음 블록을 만든 뒤, 이를 나무 패널 위에서 서서히 녹이거나 깨뜨리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중력과 온도, 물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흩어진 색 가루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석처럼 굳어지며 독특한 지형을 형성한다. 이렇게 완성된 목판 회화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본 강의 줄기나 거친 해안선, 혹은 수만 년의 세월이 응축된 지질 단면을 떠올리게 하며 관객을 압도한다.이번 전시에서 돋보이는 또 다른 지점은 매체의 다양성이다. 목판 회화 외에도 안료가 종이 섬유 깊숙이 스며들어 은은한 색감을 자아내는 종이 회화와 얼음이 형태를 잃어가는 찰나를 포착한 라이트박스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라이트박스 속 얼음은 고체에서 액체로 변모하는 짧은 순간의 미학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며, 사라짐이 곧 끝이 아님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물질이 상태를 바꿀 뿐, 우주 안에서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는 물리적 진리를 예술적 언어로 치환해낸다.전시의 제목은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 구절에서 영감을 얻었다. 대지가 꽃을 통해 웃음을 터뜨린다는 비유는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이 단절된 두 세계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순환 고리 안에 있음을 시사한다. 던 응은 얼음이 녹아내린 자리에 남은 흔적들을 통해 우리가 상실이라고 믿었던 순간들이 사실은 또 다른 존재로 전이되는 과정임을 역설한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이미지를 넘어 존재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행위와도 같다.전시장 내부를 가득 채운 색채의 지형들은 관람객들에게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선사한다. 인위적인 붓질이 아닌 자연의 섭리에 따라 만들어진 무늬들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시간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작가는 얼음이라는 차가운 소재를 통해 오히려 생명의 뜨거운 순환을 이야기하며, 보이지 않는 시간의 무게를 시각적인 질감으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관객들은 작품 사이를 거닐며 사라진 얼음이 남긴 화려한 꽃들의 웃음을 마주하게 된다.던 응의 이번 개인전은 내달 8일까지 가나아트 한남에서 계속된다. 작가가 10여 년간 일관되게 추구해온 시간의 기록법은 이제 소멸을 넘어 영원한 순환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얼음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남은 안료의 퇴적물들은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끝이 새로운 시작의 씨앗임을 묵직하게 웅변한다. 서울의 여름 끝자락에서 만나는 이 차갑고도 뜨거운 지형학적 기록들은 동시대 미술이 도달할 수 있는 숭고미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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