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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밑 멍울 방치했다가 얼굴 반쪽 마비된 40대

 귀밑에서 만져지는 작은 멍울, 통증이 없다고 무심코 지나치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EBS <명의> '귀밑의 멍울이 침샘암?' 편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침샘암의 위험성과 치료법을 심도 있게 다뤘다.

 

침샘암은 희귀암으로 분류되어 대중적 인식이 낮지만, 그 위험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안면신경을 침범해 영구적인 얼굴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더욱 위험하다.

 

방송에 소개된 40대 남성 환자의 사례는 침샘암의 무서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귀밑에 멍울을 느꼈지만,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20년 넘게 방치했다. 결국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침샘암 4기로 진행된 상태였고, 암이 안면신경까지 침범해 왼쪽 얼굴에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이처럼 침샘암은 진행 단계에 이르러서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또 다른 사례로 20년 전 침샘 종양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는 수차례 재발을 경험했다. 결국 심각한 안면 마비까지 겪게 된 그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행되는 안면신경 재건술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정은재 이비인후과 교수가 집도한 이 수술은 종양을 제거하는 동시에 세 갈래의 안면신경을 각각 다른 뇌신경에 연결하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시술이었다.

 


침샘암 수술 후 회복 과정도 방송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 안면 마비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던 70대 남성 환자는 수술 후 6개월 만에 얼굴 근육의 감각을 조금씩 되찾기 시작했다. 현재는 하모니카 연주와 산책 등 활기찬 일상을 회복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또 다른 여성 환자는 안면 비대칭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면교정술을 선택했고, 수술 후 눈꺼풀 처짐과 얼굴 비대칭이 크게 개선되면서 삶의 질이 향상됐다.

 

침샘암은 타액선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주로 귀밑샘(이하선)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단순한 멍울로 착각하기 쉽지만, 귀 주변이나 턱밑에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고 크기가 점점 커지거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멍울이나 안면신경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침샘암 치료는 종양의 크기와 위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부분 수술적 절제가 기본이다.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가 병행될 수 있으며, 안면신경이 손상된 경우 신경 재건술을 통해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작은 멍울이라도 오래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침샘암 예방의 첫걸음이다.

 

EBS <명의>는 이번 방송을 통해 침샘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