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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상륙 vs 이란의 요새화, 하르그섬 일촉즉발 위기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페르시아만의 작은 섬, 하르그섬을 중심으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원유 수출 길을 막기 위해 하르그섬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검토하자, 이란이 섬 전체를 요새화하며 결사 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하르그섬은 이란 경제의 생명줄과 같은 곳이다. 전체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 섬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국은 이곳을 장악하는 것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가장 강력한 압박 카드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미군은 지난 13일, 섬의 군사 시설을 공습하면서도 원유 인프라는 의도적으로 제외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강력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몇 주간 하르그섬에 병력과 방공 무기를 대거 추가 배치했으며, 미군의 상륙이 예상되는 해안선을 따라 대인 및 대전차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까지 배치하며 섬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하르그섬 점령 작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상륙 작전 자체가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섬이 이란 본토와 가까워 점령에 성공하더라도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대규모 미군 사상자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다.

 


미국의 이러한 강경책에 걸프 지역의 동맹국들조차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미군이 하르그섬에 발을 들이는 순간,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자국의 석유 시설이나 항만 등 핵심 인프라로 향할 것을 극도로 우려하는 것이다. 전면전으로 비화될 경우,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이러한 내외부의 반발 속에서 미군 내에서는 하르그섬을 직접 점령하는 대신, 아라비아해에서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상군 투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도 이란의 돈줄을 죄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논리다. 하르그섬을 둘러싼 미국의 최종 선택이 임박했다.